회식 자리 강제추행 무죄 판결 분석 — 4년 뒤 고소와 진술 변경이 만든 결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0고정872, 목격자 전원 부인·진술 일관성 부족·고소 동기 의문으로 무죄가 선고된 판결
안녕하세요. 성범죄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최재윤 변호사입니다.

회식 자리에서 벌어진 신체 접촉이 수년이 지난 뒤에 예기치 못한 성범죄 고소로 돌아온다면 억울함과 당혹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시작됩니다.
"몇 년 전 워크숍 노래방에서 직원이 나가려는 걸 잡은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성추행이라니요. 그 자리에 수십 명이 있었는데, 아무도 그런 일을 본 사람이 없습니다." 잠시 뒤 낮은 목소리로 덧붙이셨습니다. "알고 보니 최근 인사 발령에 불만을 품고 고소한 것 같습니다."
며칠 전 급히 상담을 요청하신 분이 자리에 앉자마자 꺼내신 말입니다.
직장 내 회식 자리에서의 성범죄 혐의는 특히 까다롭습니다. 술자리의 혼란스러운 분위기, 여러 사람의 엇갈리는 기억,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되는 진술이 뒤엉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처럼 사건 발생으로부터 4년이 지난 뒤에 고소가 이루어진 경우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요?
이번 글을 통해 회식 자리 강제추행 혐의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왜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그리고 고소 시점과 동기가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 강제추행: 형법 제298조.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택일적으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10조(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도 함께 적용되었습니다.
사건의 개요 — 무슨 일이 있었나
항목 | 내용 |
사건번호 |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0고정872 |
죄명 | 강제추행 / 택일적 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
결과 | 무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
핵심 쟁점 |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신빙성 + 4년 뒤 고소 동기 + 추행 고의 존부 |
사건은 2015년 12월 10일 밤 11시경, 강원도 평창군 B 리조트에서 발생했습니다. 피고인은 사단법인 D의 사무국장이었고, 피해자 C(여, 34세)는 협회 소속 직원으로 피고인의 부하 직원이었습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회식 자리를 벗어나 노래방에서 나가려는 피해자를 자신의 몸을 밀착하면서 막아 세우고, 계속해서 벗어나려는 피해자에게 자신의 어깨와 가슴 부위를 더욱 밀착시키며 손목을 잡아끄는 등의 방법으로 추행했다는 것입니다. 검사는 처음에 강제추행죄로 기소했다가, 재판 도중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를 택일적으로 추가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2015년 12월인데, 피해자가 고소한 것은 4년 뒤인 2020년 3월이었다는 점입니다.
재판부는 강제추행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 판단의 근거를 지금부터 따라가 보겠습니다.
판결 분석 — 어떻게 무죄가 나왔는가
검찰의 유죄 논리
검찰의 유죄 논리는 피해자 C의 진술에 기반하고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사건 당일 워크숍 저녁에 피고인으로부터 노래방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은 후 노래방에 들어갔다가 나오려고 하였는데 피고인이 몸으로 막아서며 나가지 못하게 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과 신체접촉이 발생하였으며,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 이끌고 화장실로 데려갔다가, 화장실에서 나온 후 다시 노래방으로 데려갔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로서는 피해자 진술 외에도 당시 같은 자리에 있었던 E 서기관이 피고인에게 "안돼요, 이러다가 사고 나요. 보내세요."라고 말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보강 증거가 된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피고인 측의 방어 전략
피고인은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세 갈래의 방어선을 구축했습니다.
첫째, 피해자 진술이 고소장, 수사기관 진술, 법정 증언까지 계속 바뀌고 있다는 점, 둘째, 당시 워크숍에 참석했던 사람들 중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황을 목격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점, 셋째, 피해자가 사건 발생 4년 뒤 인사 발령 직후에 고소한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6가지 이유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유 1. 추행의 핵심 내용에 대한 진술이 계속 바뀌었다
피해자의 진술 변경 이력은 이 사건의 가장 결정적인 쟁점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처음 고소장에 '피고인이 다가와 몸으로 막는 과정에서 피고인 가슴과 어깨 등이 닿은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기재했다가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의 어깨와 가슴 부분이 피해자의 가슴 부위에 닿았고 거의 포옹에 가깝다 싶게 밀착되었다'고 진술을 바꿨습니다. 그런데 법정에서는 다시 '피고인이 몸으로 막아 세우면서 피해자의 가슴과 어깨 부분이 닿았다'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했습니다.
법원은 이 진술이 추행과 관련된 주요 부분에서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유 2. 고소장에 없던 내용이 점점 추가되었다
피해자가 작성한 고소장에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 화장실로 데려갔다는 부분과, 화장실에서 나온 뒤 다시 손목을 잡고 노래방으로 데려갔다는 부분에 대해서 아무런 기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법정에서의 진술을 거치며 그 내용이 점점 구체화되었습니다.
반면, 증거에 의하여 드러난 노래방 구조 및 화장실 위치 등의 객관적 정황, 그리고 피고인이 굳이 피해자를 화장실에 데려가면서까지 노래방에 데리고 가야 할 동기를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간다고 법원은 판시했습니다.
이유 3. 워크숍 참석자 전원이 추행을 목격하지 못했다
사건 당일 워크숍은 사단법인 D에서 주관한 것으로, 관세청 및 각 지역 세관, 면세점 임원 등의 교류 확대 및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개최된 것이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참석한 공개된 장소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황을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참석자들은 당시 그런 일이 일어날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특히 E 서기관이 피고인에게 "안돼요, 이러다가 사고 나요. 보내세요."라고 말했다고 한 피해자의 진술과 달리 E는 수사기관에서 이와 전혀 다른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피해자에게 숙소로 들어가라고 한 것은 맞지만 추행이 일어날 분위기라든가 여직원이 접대를 해야 하는 분위기여서가 아니라, 당시 뒷풀이에 참석한 사람들이 임원들이거나 나이가 많다보니 불편해 보여서 그랬다'는 것이었습니다.
E는 더 나아가 '피고인과의 관계상 피고인이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까지 진술했습니다. 검찰이 보강 증거로 기대한 E의 증언이 오히려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입니다.
이유 4. 당시 회식 분위기에 관한 피해자 진술이 객관적 증거와 배치되었다
피해자는 당시 노래방에서의 상황과 관련하여 '회식문화가 성희롱과 성추행이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조성되어 있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이 진술은 당시 워크숍의 다른 참석자들이 진술과 배치되었고, E도 '친목의 목적으로 회식을 하였을 뿐, 여직원들이 접대를 해야 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이유 5. 사건 발생 4년 뒤의 고소 — 인사 발령 직후라는 시점
법원이 마지막으로 주목한 것은 고소의 시점입니다.
피해자는 이 사건이 있었던 때로부터 4년이 경과한 2020년 3월에서야 피고인을 고소했습니다. 피해자가 원치 않던 인사 조치가 있은 지 두 달 뒤였습니다.
나아가 피해자의 동료인 I 가 인사발령과 징계의 효력을 다투면서 피해자와 함께 협회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했던 점, I 가 2020년 1월경 피고인을 업무상횡령 등으로 고발하면서 '여 직원을 노래방에 오라고 강요했다'는 내용만을 적시하였을 뿐 추행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진술 등에 근거하여 섣불리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이유 6. 설령 신체 접촉이 있었더라도, 추행의 고의와 추행 해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법원은 설령 피해자의 주장처럼 신체적 접촉이 일부 발생했더라도 그에 대한 피고인의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위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추행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유죄 주장 vs 무죄 근거 대비표
검찰 측 유죄 주장 | 법원이 인정한 무죄 근거 |
피해자가 몸 밀착·손목 잡기 등 추행을 구체적으로 진술 | 고소장→수사기관→법정에서 추행 내용이 계속 변경, 일관성 부족 |
고소장 이후 화장실 연행 등 추가 사실이 진술됨 | 고소장에 없던 내용이 점점 추가 — 노래방·화장실 구조와 동기에 비추어 비합리적 |
E 서기관이 피고인에게 '보내세요'라고 말한 사실 | E 본인은 '추행 분위기가 아니었다, 피해자가 불편해 보여서 그랬다'고 반대 진술 |
피해자가 회식 문화의 성추행 분위기를 증언 | F, G, H 등 참석자 전원이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진술 |
피해자가 고소하여 피해 사실을 주장 | 사건 후 4년 경과 뒤 고소 — 인사 발령 불만이 동기일 가능성 |
이 판결에서 배우는 방어 전략
이 판결은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방어의 교과서와 같은 사건입니다. 특히 사건 발생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뒤 고소가 이루어진 경우에 유효한 방어 포인트들을 알 수 있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단계별 변화를 추적하라
이 사건 승소의 결정적 열쇠는 고소장, 경찰 조사, 법정 증언이라는 세 단계에서 추행의 핵심 내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정리한 작업이었습니다.
피해자의 어깨·가슴 접촉 진술이 '피고인의 어깨와 가슴이 닿았다'에서 '거의 포옹에 가깝다 싶게 밀착'으로, 다시 '몸으로 막아 세우면서 닿았다'로 바뀐 과정을 추적한 것이 핵심입니다.
고소장에 없던 사실이 수사·재판에서 추가되는지 확인하라
고소장에는 기재되지 않았던 사실(화장실 연행 등)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점점 추가되는 패턴은, 기억의 자연스러운 보충이 아니라 의도적 구성을 의심하게 하는 근거가 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그 추가된 내용이 노래방 구조나 화장실 위치라는 객관적 정황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해 무죄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회식 참석자 전원의 진술을 확보하라
이 사건의 방어를 결정지은 것은 워크숍 참석자들의 진술이었습니다. 참석자들이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고,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회식 자리의 성범죄 사건에서는 당시 함께 있었던 모든 사람의 기억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소 시점과 피해자의 개인적 이해관계를 분석하라
4년이라는 시간 간격은 그 자체로 고소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주목한 것은 고소가 인사 발령 직후라는 시점이었습니다. 가처분 신청, 업무상횡령 고발 등 다른 법적 분쟁과의 시간적 맥락을 재구성하면, 고소의 실질적 동기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인용한 제3자 발언을 본인에게 확인하라
피해자가 'E 서기관이 이렇게 말했다'고 인용한 발언이, 정작 E 본인의 진술에서는 전혀 다른 맥락으로 나타났습니다. 피해자가 제3자의 말을 근거로 제시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그 제3자 본인의 진술을 직접 확보하여야 합니다. 그 진술이 오히려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법무법인 로집사는 이런 사건을 어떻게 다룰까요?
회식 자리의 성범죄 사건은 다수의 참석자, 음주 상황, 시간 경과라는 세 가지 변수가 얽혀 있어서 일반적인 성범죄 사건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저희 법무법인 로집사가 이런 사건을 수임하면 가장 먼저 당시 회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의 명단을 확보합니다. 회식 참석자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므로 조기 확보가 필수입니다. 동시에 워크숍 일정표, 참석자 명단, 숙소 배정표, 리조트 CCTV 보존 여부 등 객관적 자료를 병행하여 수집합니다.
수사 대응 단계에서는 피해자의 고소장 내용과 이후 수사기관의 진술, 그리고 예상되는 법정 증언 사이의 변화 포인트를 미리 분석합니다. 이 사건에서 고소장에 없던 '화장실 연행' 내용이 수사 과정에서 추가된 것처럼, 진술이 갈수록 구체화되는 패턴을 포착하는 것이 변론의 핵심 무기가 됩니다.
공판 단계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반대 심문에서 진술 변경의 경위를 추궁하고, 회식 참석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하여 당시 분위기와 상황이 피해자 주장과 다름을 입증합니다. 고소 시점과 인사 발령, 다른 법적 분쟁과의 시간적 선후관계를 정리하여 고소 동기의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공판 전략의 일부입니다. =
이런 분들에게 저희가 필요합니다
- 직장 회식이나 워크숍 자리에서의 행동으로 인해 억울하게 강제추행으로 고소된 분
- 사건 발생으로부터 수년이 지난 뒤 갑작스럽게 고소를 당한 분
- 당시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피해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분
- 인사 조치나 징계 이후 보복성 고소를 당했다고 의심되는 분
- 피해자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자꾸 바뀌고 있는 분
첫 경찰 조사 전에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치며 — 4년의 침묵이 말해주는 것
회식 자리에서의 행동이 몇 년 뒤에 강제추행으로 돌아오는 경우 그 시간 간격 자체가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이 보여주는 핵심은 명확합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존재하더라도 진술의 일관성이 흔들리고 목격자가 없으며, 고소의 시점에 의문이 있다면 법원은 유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지금 회식 자리에서 있었던 일로 고통받고 계신다면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전문가와 함께 증거를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로집사는 회식 자리 강제추행을 비롯한 직장 내 성범죄 사건에서,
참석자 전수 대조·진술 변천 분석·고소 동기 추적에 차별화된 전문성을 보유한 성범죄 전문 법무법인입니다.
24시간 긴급 비밀 상담 바로 신청하기
▼▼▼
https://risk48.com/consult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