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기소된 직장 상사 — 5건 전부 무죄가 나온 이유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9고단1553 판결 분석: 피해자 진술의 정확성, 일관성 부족과 객관적 정황 불일치로 무죄 선고
안녕하세요. 성범죄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최재윤 변호사입니다.

직장 내 성범죄 사건 상담은 매달 꾸준히 들어옵니다.
업무 지시 중 어깨를 짚었다, 악수하다 손을 오래 잡았다, 회식 자리에서 팔을 건드렸다 등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렇게 직장 내 성범죄 사건은 업무 지시 과정의 신체 접촉이 추행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있고, 업무상 위력이라는 법적 개념이 결합되면 피고인에게 더욱 불리한 구조가 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실제로 5건의 공소사실이 제기되었지만 전부 무죄가 나온 판결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어떤 증거가 결정적이었는지,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항목 | 내용 |
사건번호 |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9고단1553 |
죄명 |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
결과 | 전부 무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
핵심 쟁점 |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 업무상 신체 접촉이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
피고인은 목포시 소재 회사 C의 대표이자 대리점 D의 점장이었습니다. 피해자 E(여, 27세)는 2018년 12월 31일부터 약 2개월간 경리 업무를 담당한 신입 직원이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이 2019년 1월 3일부터 같은 달 하순 사이에 총 5건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을 저질렀다고 기소했습니다.
- 가항 (1월 3일) : C 사무실에서 업무를 알려준다는 명목으로 피해자의 손을 만졌다.
- 나항 (1월 3~5일) : D 사무실에서 피해자의 뒤로 다가가 안고 성기를 비벼 추행했다.
- 다항 (1월 11일) : C 사무실에서 피해자의 어깨를 올렸다가 브래지어 라인부터 허리까지 쓸어내리는 행위를 4~5회 반복했다.
- 라항 (1월 16일) : D 사무실에서 피해자의 손을 2~3회 만졌다.
- 마항 (1월 하순) : D 사무실에서 피해자의 손 위에 손을 올려 만졌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에 규정된 범죄로 업무, 고용 관계로 자신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게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하는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위력이란, 피해자의 성적 자유 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0조 바로 보러가기
전부 무죄 : 5가지 판단 근거
근거 1. 피고인의 진술이 객관적 정황과 일치했고, 피해자 진술은 엇갈렸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수사 단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을 유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업무상 관계의 흐름, 피해자의 근무 기간과 태도, 사무실 운영 방식, 관련자들의 출입 현황, CCTV 영상 내용 모두가 피고인의 진술을 뒷받침했습니다.
반면 피해자의 진술은 정확성·구체성·일관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CCTV 영상이나 사무실 환경 등 객관적 상황과 일부 어긋났습니다.
근거 2. CCTV 영상이 피해자의 날짜 진술을 직접 반박했습니다
나항에서 피해자는 고소장에 "1월 7일 D를 방문했다"고 기재했지만, CCTV를 확인한 뒤 날짜를 바꿨습니다. 마항에서도 "1월 23일경 D에서 추행당했다"고 특정했지만, 그날 피해자가 D를 방문한 사실이 없다는 게 CCTV로 확인되자 다시 "1월 하순경"으로 변경했습니다.
고소장에서 특정한 날짜가 CCTV로 반박되고, 이후 진술에서 그것마저 번복되는 패턴이 반복되면 법원은 진술 전체의 신빙성에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근거 3. 사과 녹취록은 추행을 인정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검찰은 2019년 2월 피고인이 신체 접촉에 대해 사과하는 대화 녹취록을 유죄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피고인에게는 평소 남성 직원들과 일할 때 어깨를 치며 부르는 습관이 있었고, 피해자가 이에 진지하게 항의하자 그 행동에 대해 즉시 사과한 것이었습니다. 공소사실에 기재된 추행 행위 자체를 인정한 사과가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근거 4. 수사기관이 CCTV 전체를 검토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은 C 사무실 부근과 D 내부에 CCTV를 빈틈없이 설치해 두었고, 관련 영상 전체가 편집·삭제 없이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이 영상 전체를 검토하지 않은 채 "피고인이 유리한 영상만 편집해 제출했다"며 의심했습니다.
법원은 이 편견을 걷어내고 객관적 증거의 가치를 인정했습니다. 영상 증거는 전체를 원본 그대로 보존하고 제출하는 것이 법정 신뢰를 얻는 핵심입니다.
근거 5. 손을 잡은 행위는 추행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은 라항, 즉 1월 16일 피해자의 손을 잡은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다만 업무처리 결과에 고마움을 표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대법원 판례(97도2506, 2011도7164)를 인용하며,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말하며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그렇게 평가될 경우에 한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손을 잡게 된 경위, 업무상 관계, 장소·방법·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꼈다 하더라도 성적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는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직장 상사가 직원의 손을 잡았다고 해서 무조건 추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판결에서 배우는 방어 전략
10년 이상 성범죄 사건을 전담해온 최재윤 변호사는 이 판결에서 드러난 방어 포인트를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CCTV 영상 전체를 원본 그대로 보존하고 제출해야 합니다.
유리한 부분만 편집해서 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영상을 처음부터 원본 그대로 유지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의 편집 의혹을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피해자 진술의 날짜 변경 이력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고소장부터 법정증언까지 각 단계에서 진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표로 정리하면 강력한 변론 자료가 됩니다. CCTV로 날짜가 반박된 뒤 진술을 변경한 경우, 진술 전체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추행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시간과 장소의 물리적 환경을 증거로 만들어야 합니다.
당시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었는지, 공간이 외부에 노출된 구조였는지, 제3자의 출입이 잦은 곳이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공소사실의 현실성을 흔들 수 있습니다.
사과 녹취록이 있더라도 맥락을 정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사과의 대상이 정확히 무엇인지가 핵심입니다.
일상적인 행동 습관에 대한 사과가 공소사실의 추행과 혼동되는 경우, 녹취록은 오히려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와 관련한 더 많은 질문은 자주 묻는 질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직장 내 성추행 자주 묻는 질문 바로 보러가기
마치며
직장 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는 형사처벌을 넘어 사업의 존속, 가정, 사회적 평판까지 한꺼번에 위협합니다.
그러나 이 판결이 보여주듯이, 피해자가 여러 진술을 하더라도 객관적 증거에 의해 신빙성이 흔들리면 법원은 무죄를 선고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위와 같은 상황으로 혼자 고민하고 계신가요?
중요한 것은 경찰 조사 전에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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